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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노래

always somewhere--scorpions

아침 출근하는데 햇살이 환하고 맑았다.

그러나 점심 때쯤부터 구름이 많이 보이고 날이 흐릿해졌다.

점심 시간에 덕수궁 돌담길을 걷는데도 많이 덥지는 않았다.

회사일도 요즘 너무 많아서, 정신없이 일하다 보니까 기진맥진이다.

 

요즘  푸르고 환해서  아름답다고 생각하던 덕수궁 돌담길도  아무런 감흥이 없다.

양쪽에 가득 매달린 살구도, 원추리도 오늘은 영  내게 아무런 느낌을 주지 못한다.

어서 이 길이 빨리 끝났으면 하는 생각밖에 없었다.

 

그 길을 그냥 아무 생각없이 지나쳐서  영풍문고에 갔다.

게스탈트 심리치료를 샀다.

사는 게 막막하거나 길을잃어버릴 때, 내 마음이 잘 이해가 가지 않을 때, 내 맘대로 되지 않을 때, 누구에겐가 물어보고 싶을 때 그럴 땐 늘 그렇게 심리학책을 또 집어든다.

이제는 나에 대해 객관적으로 파악이 되고, 왜 내가  불안한 감정을 느끼는 지 다 알 수 있으리라던 것도 지나친 자만심이었던 것 같다.

 

다시 또 새로운 걸음마를 하는 아기같이 두렵고 불안한 마음이다.

 

미해결 과제가 많아 보이는 내게 적절한 책인 것 같다.

전에 잠깐 이 이론에 대해 관심을 가진 적이 있었는데, 그냥 그렇게 잊혀지다가 다시 절실해져서 들여다 본다.

 

한동안 마음이 평화롭고 환한 햇살 같았는데, 다시 또 심리적인 추락이다.

 

저녁에 한강도 힘들게 다녀왔다.

아름다운 한밤의 경치도 시큰둥이다.

 

내 주위에 지나가는 사소한 것들도 허투로 지나치지 않고, 타인의 아픔에 같이  공감하며, 늘 몰입하고 열정을 퍼붓는 이 마음이 더 아픔을 불러일으킨다고 생각한다.

 

늘 적당한 거리에서 적당한 관심으로 , 아프지 않게 사는 법을 배워야 할 지 모르겠다.

 

한밤에 도라지꽃이 야윈 모습인데도 빛을 발한다.

새초롬하니, 도도한 그 아름다움,흔들리지 않는그 야무짐이 부러웠다.

불빛을 받아 더 눈부시다.

 

백일홍의 다양한 색깔의 아름다움, 봉선화꽃의 잔잔함.해바라기의  한가득 열정

 

오랜만에 압구정 방면으로 갔다가 꿀풀도 발견했다..

 

며칠전에 너무 슬프게 들었던 스콜피온스의 올웨이스 섬웨어가 귓가에 들려왔다.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면서 한강을 돌고 있었다.

 

노래가 주는 위로, 응원이 없었다면 그냥 쓰러지고 말았을지 모르겠다.

노래와 푸른 초록의 풀냄새, 바람의 달콤한 내음으로 오늘 밤 푹자고 기분 좋은 내일을 맞이했음 좋겠다.

 

이 노래와 함께 숙면을 취해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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