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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보르헤스 -픽션들 독서모임 후기

보르헤스

 

일민미술관 -동아미술제 전시기획- 공모 당선작 전시-여의도 비행장에서 인천공항까지 재미있네요. 무료구요 ㅋ 해외여행에서 돌아오면서 사온 물건들을 전시해놓았어요. 1층은 순수한 해외여행, 2층은 경제적, 정치적인 이유로 외국 나갔다 온 사람들이 사온 물건 전시. 2층에 광부들이나 간호사들의 체취는 짠하네요. 저는 처음 20대에 나가본 곳이 미국이었는데 그때 받은 문화적 충격이 아직도 생생해요. 입국할 때부터 한참 괴롭힘을 당한 기억서부터 비행기 갈아타는 게 무서워서 벌벌 떨던 기억들, 그때 루이비똥이 그렇게 유명한 건지 잘 모르고그저 정장이고 캐쥬얼이고 아무 때나 들어도좋겠다 싶어서 구입했는데, 그 뒤로 십몇 년 지나고나서 루이비똥이 하도 유명해지는 바람에 집에 그냥 처박혀 있지요.

남들 다하는 건 그냥 그렇게 조금씩 싫어져요.

 

평생 그렇게 차별화 하면서 존재감을 느끼나봐요.

그러나 때론 비슷하지 않으며 불안감도 느끼지요.

차별화와 비슷함 속에서 겪는 안도감

그것도 평생 숙제에요.

 

일민 미술관에 바라보는 바깥 풍경도 참 좋아요.

밑에 레스토랑에서 올라오는 함박스테이크 냄새가 너무 싫지만, 특히나 비오는 날 이곳에 서 있으면 기분이 좋지요.

저는 일민에서 정기용 건축가 전시전 한 게 가장 좋았어요.

 

그분의 건축물을 알기 전에 저는 그 분이 자신의 집을 설명한 책에서 봤지요.

나의 집은 나의 시선이 닿는데 까지다.. 라고 했지요.

나의 집은 백만평이라 했던..

 

그분의 전시회를 한참 들락거렸던 기억이 나네요.

우리 집의 설계를 이 분께 맡기고 싶었어요

작년에 돌아가셨어요 ㅜㅜ

 

은행 나무 밑에서 신문을 읽으시던..

사람의 감성이 제겐 참 들어오는 것 같아요.

 

 

요즘 제가 정말 이뻐하는 꽃이랍니다

꽃이름을 정말 알고 싶걸랑 제게 개인적으로 물어봐주세요.

그 정도 성의는 가져야 되는 꽃이랍니다 ㅋ

 

 

 

허미트님, 농담이 아니라 , 제 다이어트 비법 중의 가장 큰 하나가 정말로 맛없는 음식 먹는 거에요 ㅜㅜ

제가 싫어하는 음식을 주로 먹으려 해요.

밥과 찌개, 그리고우리 회사 근처에 맛없는 집을 제가 잘 알아요.

제 입맛에 맞으면 어쩔 줄 몰르고 살짝 좋으면서도 불쾌하지요.

이 곳에 그렇네요.

보나베띠 음식은 다 제가 좋아하는 것들이지요.

아 괴롭네요.

정신없이 먹었네..

 

굳이 귀여운 표정을 짓지 않아도 넘 귀엽고 발랄한 활어님, 우리가 시킨 음식을 단번에 기억해내는 똘망 영재.

요번에 운영진 되셨지요. 다시 한번 축하.. 우미갈 지기님 다다님..오늘 고운 보라색 남방을 입고오셨네요.

우미갈을 너무도 사랑하셔서, 직접 다 카페 모임을 방문하고 계시네요.

그 지치지 않는 열정과 노력덕에 수월하게 운영진 하는 것 같아요.

한참 어리신 활어님과도 전혀 나이차를 느껴지기 않게 하는 최강동안이네요. 두부두모님 두부두모님이 추천하셔서 보르헤스를 선정한 거였다는데, 정작 두부두모님의 의견은 많이 듣지 못했네요. 전 두부두모님이 소설을 좋아하신다니 정말 의외였어요. 정말로 수학 문제 풀고 과학 책만 읽으실 것 같았어요.

독서토론 하기 전에 시낭송을 해주셨던 허미트님 어쩐지 제가 목소리 너무 좋아했잖아요. 보르헤스의 시를 너무 멋지게 낭송해주셨어요. 감동 백배 옆에 계신 아스킬님 사진에 눈이 요상하게 나왔네요. ㅜㅜ 근데 저도 이상하게 나왔어요 ㅜ 죄송^^ 청담동 오페라 갤러리 전시 좋았나요. 아스킬님도 정말 지치지 않고 전시 자주 다니시는 것 같아요.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봄왈츠님 보르헤스에 관한 공부를 한달동안 어찌나 열심히 하셨는지 , 짧은 시간에 소개해주느라 애가 타셨겠지만, 저희는 공짜로앉아서 밥을 잔뜩 먹은 기분이었어요. 픽션들을 다 읽지는 못했지만, 봄왈츠님의 설명과 함께 들으니 나머지 언제 시간이 혹시 나면 읽어봐야겠어요. ㅋ

칼비노의 반쪼가리 자작나무는 재밌게 읽었는데, 시간 관계상 언급을 거의 못했네요.

사회자가 매번 이렇게 열심히 뼈빠지게 공부해야한다면 , 다음엔 부담스러워서 절대로 사회 못볼 거 같아요 ㅋ 너무 수고하셨습니다 두발 뻗고 주무세요. 처음 나오신 프레스코님 저번 정모에서 처음 뵈었는데 제가 콕~! 하고 찍었드랬습니다 ㅋ 잊지 않고 나와주셔서 넘 감사드려요. 처음은데도 어색하지 않으셨나요 다음엔 자연스럽게 함께 해요. 사진 속의 환한 모습처럼 즐거우셨길 바래요. 다음달 사회자 프러시안블루님 인피니트 제스트의 떠오르는 샛별이지요 ㅋ 조용하신 모범샘이 딱 맞아요 그러면서도 열정과 관심이 많으시고 항상 배우는 학생처럼 진지하면서도, 남을 편안하게 해주시는 분이에요.

봄왈츠님의 설명이 끝난 다음에 나타나셔서 너무 안타까웠던 A. R. T님

식사도 못하시고, 처음인데 이것저것 챙겨주지 못해서 미안해요.

곰살맞게 챙겨주질 못하지만, 느릿느릿 그렇게 스며드는 우리 식구들이랍니다.

 

저는 피곤에 쩌든 표정이네요.

저번주부터 쉬지 않고 너무 달렸네요 ㅋ

 

혼자라면 죽어도 읽지 않았을 책을 이렇게 읽게 되면서 다른 세상을 조금은 맛보네요.

 

아까 말했지만

보르헤스를 읽으면서 아르헨티나가 너무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아르헨티나를 배경으로한 지독한 사랑을 다룬 왕가위의 영화 중 거의 최고라 할 수 있는

해피 투게더를 생각했고

양조위의 젊은 날을 떠올렸고

장국영의 죽음을 아쉬워했고

 

<해피 투게더>에서의 아휘(양조위)와 보영(장국영)의 지독한

무엇보다 마지막에 빈방에 홀로 남겨진 보영이

아휘의 체취가 스민 이불을 붙들고 눈물을 흘리는 장면.

 

그가 자살했다는 만다린 호텔에서 그의 숨결을 느껴보고 가슴 아파하기

 

아주 오랜만에 그가 불렀던 이 노래를 듣는 내 나름의 환상 여행으로 쓸쓸하고도

행복했던 오늘의 모임

 

설날 전에 이래저래 분주하실텐데 잊지않고 함께 해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2월달에 영화 모임으로 또 독서모임으로 뵐 때까지 건강하시고 내내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