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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사랑에관한 책들

1.우리는 사랑일까- 알랭드 보통--은행나무- p404(장편 소설)

 

 

 

 알랭 드 보통의 책 가운데 건축의 기술을 맨 처음 보고 이 사람 내가 찾던 작가였네 싶었다.

거의 비슷한 또래의 동시대를 살아가는 작가인데, 나와 관심 분야도 너무 비슷하고 예리하면서도, 감수성 촉촉히 젖어있는 문체, 

3년전쯤엔   중고등학교 ,대학교 시절 내내 그랬던 것 처럼 노트에 적어서 이 사람이 쓴 문장을 외우기도 했었다.

 

이 책은 알랭드 보통의 사랑에 관한 3가지 시리즈 중의 하나인데,개인적으로 나는 이 책을 가장 재미있게 읽었고, 가끔씩 펼쳐보는 책 가운데 하나이다.

알랭 드 보통의 책은  비교적 어렵지 않게 술술 읽히면서도 , 내 옆에서 조근조근 알아듣기 쉽게 말해주는 것 같은 다정함이 느껴져서 좋다.

이 책은 소설인지, 그냥 사랑에

 관한 인문학 책인지 분간이 안될 정도로, 심리학적 철학적인 얘기들이 아주 재미나게 버무려져있다.

 처음 서로에게 호기심을 느끼는 과정서부터 사랑하는 과정, 헤어지는 이별에 과정을 읽다보면  나도 그들과 함께 연애를 하고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생생하고 공감이 가게 만든다.

특히나 나는 여주인공인 앨리스에게 몰입이 완전 되어서, 이 책 내가 쓴 거 아닐까? 하는 정도로 깊게 공감을 했다.

 

이 책에 압권은 중간 부분에 있는 왜 사랑받는 가?에 관한 장이다.

내가 혼자 맨날 궁시렁 궁시렁 대던 것들을 앨리스도 똑같이 고민하고 있었다. 기절하는 줄 알았다.ㅋㅋ

육체 때문에 사랑받는 것, 돈 때문에 사랑받는 것,이뤄놓은 일 때문에 사랑받는 것,나약함 때문에 사랑받는 것,불안감 때문에 사랑받는 것,두뇌 때문에 사랑받는 것,

 

 앨리스는 다 싫다,노노라고 한다.

 다 변할 수 있는 가변적인 것이기 때문에,변하지 않은 나 자신의 존재 때문에 사랑받는 것 때문이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누구나 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겠지.

그런데 존재가 무엇인지도 잘 모르겠고, 나 또한 그렇게 누군가를 좋아하고 있나 생각을 해보았으면, 내가 그렇게 사랑을 받은 적이 있던가 하고 혼자 고민해보았다. ㅋㅋ

 

참 이분이 고작 스물 몇 살에 썼을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에 보면 어쩌면 이 아저씨는 이렇게 무릎을 탁탁치는 말만 하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가장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을 가장 쉽게 유혹할 수 있다는 것은 사랑의 아이러니 가운데 하나이다. 내가 클로이를 사랑하다는 것은 나 자신의 가치에 대한 모든 믿음을 잃었다는 뜻이다. 그녀와  비교하면 나는 도대체 무엇일까?

 

 

 2.동무와 연인 --한겨레 출판-김영민 지음 p201

 

(말 혹은 살로 맺어진 동행의 풍경)

 

고등학교 때는 사르트르와 보부아르의 관계를 무한히 동경했었고, 또 한 때 하이데거와 아렌트의 관계도 동경했다,

이들의 관계에 관심을 가지다가 쉽고 재밌는 책을 발견했다.

앉은 자리에서 술술 읽히는 반면에 읽고나면 뭔가 가슴 한가득 따뜻함이 퐁퐁 솟아난다.

사랑하는 남녀관계, 동지적 관계, 모자 관계 등 관계의 다양성 속에서 사람들의 내면을 분석해가면서 , 그들의 관계에서 내가 취할 것이 없나를 생각하고 만든다.

여기저기서 얼핏얼핏 읽어서 알고 있는 내용들도 많아서 중복되어 있는듯한 느낌도 들지만, 그래도 새로웠다.

 

보부아르와 사르트르

엘로이즈와 아벨라르

이덕무와 박제가

하이데거와 한나아렌트

비트겐슈타인과 그의 애인들

프로이트와 융

루 살로메와 니체

히파티아의 생리대

js 밀과 해리엇 테일러

샤틀레 부인과 볼테르

크레이스너와 폴록

배로와 뉴턴

유영모와 김홍호

윤심덕과 김우진

윤노빈과 김지하

졸라와 뒤레퓌스

쇼펜하우어와 그의 어머니 요한나

부처와 가섭

피카소와 애정의 약자들

라시스와 벤야민

매창과 유희경

 

 

3.사랑과 연애의 달인 호모 에로스

 

고 미숙-그린비-p 271

 

이 분이 쓴 책도 나는 그냥 무조건 산다.

일단 너무 재밌다.

머리말--사랑하라, 두려움없이

오만과 편견, 사랑과 성에 대한

 

국가와 가족, 학교, 그리고 쇼핑몰

청춘이여, 욕망하라

에로스와 운명애

천개의 사랑, 천개의 길

 

 

고민하지 않고, 웃으면서 읽는데도,  읽고나면 생각할거리를 많이 주었던 책이다.

이 책도 밑줄 박박 그어가면서 아주 여러번 되풀이해서 보았다.

특히 실연에 몸서리 쳤던 나의 친한 친구에게 들려주었던 이야기들이 너무 많앗다.

실연에 관한 슬픔을 다독여주고, 참아낼 수 있는 글들이 도처에 있었다.

 

결별의 진짜 이유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사랑할 때 아무 이유가 없었듯이.헤어질 때 역시 마찬가지다.

헤어질 때가 되어서 그런 사건들이 일어난다고 하는 게 더 정확하다.

 

 

지은이가 사랑에 관한 생각들을 여러 인문학책을 인용하면서 펼쳐놓아서 , 읽고나면 굉장히 여러권의 책을 읽은 것처럼 포만감이 든다.

 

그러나 이러한 책을 아무리 많이 읽는다해도, 사랑할 때, 조금이라 도움이 될까?

 

 

그외에 사랑에 관한 책들

보고 또 보고 수시로 줄쳐가면서.. 보았던

사랑의 철학, 사랑의 기술, 사랑의 단상, 사랑은 지독한 혼란, 향연,..

 

사랑을 낱낱이 분석하고 , 사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규정을 하고,  자신의 감정이 사랑인지. 상대방은 나를 사랑하고 있는 것인지를 알고 싶어서 책을 읽고 또 읽는다해서..

 

사랑이 쉬워지는 것도, 사랑에 대한 혜안을 가지는 것도, 실연으로 고통에 잠기지 않는 것도

아닐 것이다.

자신에 대해 아무리 냉정하게 분석하고, 바라볼 줄 알아도, 아마도 집착과 해탈 사이에서 여전히 방황하고 있을 것이며

여전히 바보같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며

왜 바보같이 사랑에 빠졌나 자책할 것이며

 

그래서 아마도 처음 스무살에 세상이 무너질 것 같은 그 분량의 아픔이 다시 되풀이되고 있는 것에 환멸을 느끼면서도

 

또 다시 사랑하게 되는  자신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