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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팔월 정모

매일 나와 한시간 이상 전화하는 친구가 내게 은근히 시비를 걸어왔다

머리가 아프다

너는 항상 기쁘고 행복한 것 같아, 너는 외로움조차 즐기는 것 같고, 외롭고 싶어하는 것 같아

네겐 무슨 고민이 있을까

 

실은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들어 온 말이다.

 

나란 애는 항상 기쁘고 들떠 있는 걸로 보이나보다

 

내 그런 모습에 간혹 쓸쓸한 마음이 들었다면, 나는 얼마나 미안해해야 할까

뿌리 깊은 소외감 , 단절, 뼈아픈 상실, 사랑과 우정, 열정까지도 찰나의 것임을 느꼈던 그 치명적인 아픔들에 대하여  꿰뚫어볼 수 있으리란 생각은 안하지만, 서로의 상처들 앞에도 진정한 소통이 이루어지지 못했나 또 한번 아픔이 밀려왔다.

 

그러나 그럼에도 늘 내가  허우적거릴 때 내 손을 잡아주는 친구였음을 ,

서로의마음을 완벽하게 독해하지는 못할지라도, 매일 서로에게 노력하고 있음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매일 하루 하루의 행복을  계획하고 있는 나에게 ,  약간의 소외감을 느끼는 친구에게 ,  고독한 현실 속에 나의 심연을 들여다보고  , 아프고 기쁜 나의 과거를 되돌아보고, 그렇게 만난 나자신이 아름다운 너와 같은 사람에게 한발짝 더 다가섬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해주고 싶다.

슬픔이나 고독에 깊게 잠기기보다는 매일 매일 행복하고만 싶다는 걸 알아줬음 싶다.

 

새로운 것도 생각하지 말고, 성취도 생각하지 말고 하여간 그와 비슷한 것은 절대 생각하지 마라 그냥 이런 생각만 하라

내가 어디에 가야 기분이 좋을까?

내가 뭘 해야 행복할까?

 

조지프 켐벨

 

나는 내가 기뻐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아주 작은 것에도 반응하고 기뻐하는 감성을 가지려  한다.

 

오늘은 정모 가는 날

발걸음도 설레이고 가볍다

 

늦은 여름에서 늦가을까지 한동안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배롱나무

분홍레이스 모양의 수줍은 소녀같은 그 야들야들함이 좋다

빗방울이 얹혀져서 더욱 더 앙증맞다

 

 

아직까지 보랏빛 도라지꽃이 구석에 피고 있다

신기하다 .남들은 벌써 다 졌는데

 

 

비오는 날 연분홍 무궁화꽃이 이렇게 이쁜 줄  올해 처음 알았다

 

 

 

대학가 분위기는 어디든 설레이고 웃음지어지고 그 해맑음이 내게도 전해진다

그 기분 좋은 공기

 

 홍대 아시아프

 

개인적으로 복잡한 곳에서 낑겨서 그림 보는 걸 , 힘들어한다.

조금은 널널한 공간에서 찬찬히 여유롭게 보고싶은데 , 너무도 많은 사람들로 북적여서 숨이 턱 막혔다

 

특별하게 나를 자극하는 그림은 없었다.

작가에겐 미안하지만 다들 그만그만한 그림이었고, 지금현재를 살아가는 대중들의 기호에 맞춘 그림이란 생각이 들었다.

달달하고 말랑말랑하다는 느낌

나보다 조금 앞질러서 가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익숙한 이미지와 익숙한 생각들은 편하기는 하지만, 안주하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으니까

 

그림 하나에도, 그전까지는 보지 못했던 다채로움을 만났으면 하는 건 너무 큰 욕심일까

변함없는 안전함보다는 휘청거리더라도, 완고하게 닫혀있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바르트처럼 네가 생각하는 내가 아니고, 나는 네가 생각하고 있지 않는 곳에 있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

 

 

 

아름다운 것은 그게 무엇이든 늘 ,언제나 나를 숨막히게 흔들리게 한다.

가장 큰 결핍이고, 가장 추구하는 목표이기도 하다

영원히 소유하고 싶고, 느끼고 싶다.

그게 점점 멀어지고 있다고 느낄 때 , 상실할 수밖에 없는 것들이라고 ,그건 그 시절에만 가능했던 것이었다고.

 

가질 수 없는 것들을 향한 필사의 흔적들이  때때로 버겁다.

그러나 그 흔적조차 없이 살면 삶이 너무 권태로울 것 같다.

 

 

아름다운 것은 그게 무엇이든 늘 ,언제나 나를 숨막히게 흔들리게 한다.

가장 큰 결핍이고, 가장 추구하는 목표이기도 하다

영원히 소유하고 싶고, 느끼고 싶다.

그게 점점 멀어지고 있다고 느낄 때 , 상실할 수밖에 없는 것들이라고 ,그건 그 시절에만 가능했던 것이었다고.

 

가질 수 없는 것들을 향한 필사의 흔적들이  때때로 버겁다.

그러나 그 흔적조차 없이 살면 삶이 너무 권태로울 것 같다.

 

 

 

 

 

내가 다양한 모습으로 사는 것에 대해 즐겁게 구경하다가도, 어느 날 너만 안보면 아무런 자극없이 혼돈스럽지 않고 행복할 것 같다고 말하는 친구가 내내 생각나는 날이었다.

그림을 보는 내내, 이 앙증맞은 열쇠고리를 매점에서 발견하곤, 친구에게 무슨 색깔이 좋겠니 물어봤다.

다 예뻐서 색깔을 못고르는 그 친구에게 몽땅 이 것을 다 줄 예정이다.

 

앞에 있는 건 가격을 꽤나 주고산 내 열쇠고리인데, 이게 더 이쁘다고 하면 어쩌지?

 

 

 

 

 

 

 

 

 

 

글을 쓰는 내내 또 여러 얼굴이 스쳐지나갔다.

 

정모 가기 전에 어떤 옷을 입고 갔으면 좋겠는지 옷입은 나의 사진을 핸드폰으로 보내서 골라주기를 원했을 때 ( 내 친구 되기 진짜어렵다., 나는 코디를 구하고 있다. ㅋ 코디가 있었으면 좋겠다)

입은 옷 일일이 멘트를 달아주던 친구

정모는 안왔지만, 정모를 잘 참여하고 있는지 챙겨주는 친구

내 독사진 다리 조금이라도 길게 보이라고 완전 구부리고 앉아서 사진 찍어주던 친구

내 물건 들어주며, 나 살찔까봐 대신 돈까스 먹어주던 친구

노리플라이 노래를 내게 알려준 친구

보랏빛 도라지꽃에 대해 이야기 했던 친구

 

누군가와 소통을 원하며 무모하게 긴글을써내려 가고, 손가락을 깨물던.

 

타자에게로 갔던 그 조심스러웠던 발걸음

 

행여 내 발소리가 커서 다가가는 타자가 달아날까봐 숨소리조차 못내고 조심스럽게 향했던 그 마음들

 

그 신호를 받아들여주고, 그 신호에 답해주었던 모든 친구들

 

나를 알아봐주고

너를 알아주고

서로를 알아보던 그 순간의 그 찰나라 해도 너무 행복하고 감사하다.

 

지금 같이 걸아가는 이 순간 아무런 틈이 느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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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인 - 노 리플라이

지쳐있었어 어느 계절의 끝에
빛이 바랜 오래된 셔츠를 입고
끝이 무뎌진 아픔의 모서리만
소중하다는 듯 고개를 숙이곤 했어

혼자 살아갈 듯 귀를 막은 채
흔들리는 욕망에 기댄 채
웃어 본지가 언제인지 잊은 채
그냥 터벅터벅 아무것도 아닌 나

저녁 일곱 시 들뜬 사람들 틈에
좁은 방안에 혼자
의미 없는 하루를 또 흘려

가끔 길을 걷다 멈춰서 곤해
누구라도 날 불러줬으면
상처 때문일까 먼저 손 내미는 게
항상 난 어려운걸
알고 있었어 누구나 아픔을
짊어지고 가는데
나만 혼자 서서 작은 상처만
감싸안고 그자리

잊고싶었어 내 마음 어딘가
열리지 않았나 봐
기억하고 있다면
조금은 나아질까

알고 있었어 누구나 아픔을
간직한채 사는데
나만 혼자 서서 작은 상처만 감싸 안고 그자리
잊고 싶었어 내 마음 어딘가 열리지 않았나봐
기억하고 있다면 조금은 나아질까

알고있었어 우리가 걸었던
파도소리 들리는
푸른 그 풍경은 아직 그대로
머물러 있다는 걸

잊고싶었어 내 마음 어딘가
열리지 않았나 봐
기억하고 있다면
조금은 나아질까

가사 출처 : Daum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