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핸 여름이 성급히 오나보다.
저녁에 한강을 한바퀴 돌았는데도 덥다
바람이 너무 시원하게 느껴진다.
오늘따라 한강의 경치가 너무 아름답다.
저녁 노을이 너무 아름다워서 노을을 보여주고 싶었다.
내 안에서 일어나는 감정들에 대해 비교적 잘 분석하고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데도, 가끔씩 조금 낯선 감정과 만나면 화가 나고 눈물난다.
그러는 내가 너무 싫고 유치해서 더 속상하다,.
어젠 동생을 본 언니의 분노에 대해 누군가가 이야기 해주는데,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았다.
동생이 밉고 때리고 싶은 그 언니의 맘에 너무 공감이 갔다.
그 언니는 너무 아플 것이다.
자기가 받았던 사랑을 누군가와 나눈나는 건 죽을만큼 아픈 고통이다.
자기가 주었던 사랑. 자기가 받았던 사랑 내게서 다른 곳으로 떠나간다고 느껴지는 건 일종의 배신이다.
질투는 내게 너무도 곤혹스런 감정이고 정말 들여다 보고 싶지 않고 만나고 싶지 않는 감정이다.
누구에겐가 질투라는 감정이 생기면 그 사람을 이내 포기하는 걸로 들어서거나, 아니면 죽기 살기로 매달리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은 포기라는 감정에 익숙했던 것 같다.
질투가 나는 상대를 포기하면, 그 사람이 주는 애정을 거부한다는 뜻이다.
역으로 나도 그 사람에 주는 애정을 접는 다는 거다.
아프지 않으려고, 그렇게 해야 덜 아프니까
그렇게 함으로써 초연해지고, 관계에 집착하지 않고 , 그렇게 나만의 평화를 만들었던 것 같다.
불현듯 그 생각을 하니 너무도 서러워서 눈물이 멈취지지 않다.
질투라는 감정에 사로잡혀, 내가 좋아하는 것을 의도적으로 말살하는 행위.
나 지금 속상해, 나 지금 너무 질투나거든,. 그 얘긴 죽어도 하고 싶지 않은 말이 었다.
그래서 누군가는 나를 차갑다고도 했던 것 같다.
사람은 자신을 질투에 사로잡히게 만든 바로 그 이유로 인해 질투하기를 그만둔다는 말이 내겐 너무 정확하게 적용된 셈이다.
이제는 나름 성숙해져서, 타인이 아닌 나를 더 사랑함으로써 질투를 극복한 줄 알았다.
이젠 질투가 나는 지점에 대해 상대에게 솔직하게 말하는 줄 알았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질투나는 감정을 입밖에 절대 얘기 못하는 십대 소녀의 갑갑한 마음이다.
남동생을 질투하고, 엄마를 질투한다는 얘기는 누구에게도 할 수 없는 나혼자만의 엄청난 십자가 였다.
어제 오늘 기분이 영 우울했다.
나의 우울에 대해 분석을 해보고, 처방을 내리려 해도 뾰족한 수가 없음을 안다,
당분간은 이 기분에서 헤어나오기 어려울 것이다.
너무 속상하고 자기연민이 생겨서 멈춰지지 않는다
.
이 슬픈 마음은.
한강에 가서도 마음이 아렸다.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이 유치함에 통곡하고 싶었다.
한낮에 태양을 보고도 나오던 그 울음 앞에서 나조차 내가 너무 가여웠다.
너 아직까지도 해결되지 못한 아음의 아픔이 남아있구나
한낮의 태양을 무색하게 만들만큼
아직도 너의 감정에 확신이 없구나
아직도 숨겨야만 하는 너의 감정으로, 아직도 누루고, 표시 안내야 하는 감정으로 인식을 하는구나
그러면 넌 어디서 숨을 쉬니..
노을에게 물어봐도 아무런 말이 없었다.
저렇게 노을은 아름답지만, 슬픔을 오히려 극명하게 보여주는 듯도 했다.
더 애잔했다.
들꽃에게 물어보자.
어릴적부터 많이 좋아했던 채송화다.
예닐곱살 쯤 되었을까
채송화 꽃밭에서 놀던 기억.
아련하게 옛추억을 들춰보니 , 어린 시절의 감정까지 복받쳐서 더 서러웠다.
들꽃 편지.....
시/ 채은서
그대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
바람이 흔들어 놓은
들꽃 무리들을 바라보며
마음에서 피어나는
그대를 향하는 고운 말 한마디
정성껏 가꾸어 가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깨닫습니다.
부르면 달려와 줄 것 같은 날들을
떠나가는 계절의 갈피 속에 묻으며
여린 꽃잎마다 그리운 마음을
또박또박 옮겨적고 있으면
들판은 또 한번 환한 동화나라
그대를 그리워 하는 일이란
이렇듯 무지개빛 세상을 꿈꾸며
나도 모르게 행복해지는 일이었습니다.
그대
푸른 창을 한 번 열어 보십시요
등뒤에서 그리워 하던 만큼
꼭 그 만큼만
한세상 들꽃처럼 낮게 흔들려
그대 마음에 적힌 따스한 말도
이제는 다정하게 읽고 싶습니다...
유월의 들꽃을 보면서 이 시를 생각해냈다.
질투에 사로잡힌 영혼 사는 게 넘 힘들다.
질투를 포기함으로써 질투라는 감정에서 벗어난 것도 질투에 연연해하는 한 방법일 것이다.
어떻게 해야하나.
그간 읽었던 심리학책을 다시 또 한참 뒤적여보고, 나의 감정을 분석해보고, 어찌 해야 할 지 시간을 좀 두자.
캔사스의 더스트 윈드가 자꾸 생각나는 건 왜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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