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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노래

deep purple ----- apr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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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년 봄이 되면 듣게 되는 노래이다.

계절마다 달마다 생각나는 노래가 있다.

가을이면  strawabs의 autumn, 브람스의 현악 6중주,  겨울이면 스티브 밀러밴드의 winter time을 그리고 봄이면 april,  안네 소피무터가 부드럽고 우아하고 아름답게  연주하는 베토벤 소나타 5번 봄을 들어야 살아나갈 힘을 얻는다.

딥퍼플의 child in time이나 smoke on the water를 듣다가 april이 나  soldier of fortune 같은 곡을 들으면 어찌 같은 사람들이 이렇게 다양성 있는 음악을 하는지 참 신기하기만하다.

봄이 주는 서정적이고 환상적인 느낌이 이 곡안에 다 표현되어 있는 것 같다.

 

특히나 april 은 대학교 1학년 때 교양 국어 시간에 4월달에 ts엘리엇의 황무지라는 시를 배우던 그 때 내 귓가에 들려오던 음악이었다.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
겨울은 오히려 따뜻했다.
잘 잊게 해주는 눈으로 대지를 덮고
마른 구근 (球根)으로 약간의 목숨을 대어주었다 )

 

그 해 4월달 내내 이 곡을 지겹게 들었던 것 같다.

 

대학교에 들어가자 마자 우리과 특성상  매주 선배들의 주도 아래 매주 한권씩 해방전후사의 인식, 에밀 뒤르껭의 자살론, 국화와 칼, 여성해방론에 관한 책들.과 같은 급작스런 변화에 참 많이 당황스럽고 충격적이었던 그때 내게 유일하게 숨통을 틔어주던 시간이 교양 국어와 철학 수업이었던 것 같다.

 

어떤 강요나 필요에 의해서가 아닌 내가 스스로가 좋아지던 그런 것들이 가끔씩 그립다.

그런 지독한 교육에 의해서도 난 언제나 난 그냥 나만의  영역으로 도망을 쳤던 것 같다.

에프릴을 들으며..

죽어라 의식화 교육을 시키던 선배에겐 너무 미안했지만,난 언제나 나만의 영역에서 행복했던 조금은 이기적인 아이였다.

 

내내 미안했던 마음이 이 곡을 들으니 또 생각난다.

 

그때 학생 운동을 너무나 열심히 했던 나랑 정말 친했던 친구..

나를 늘 미안한 마음으로 숨게 했던 그 친구 앞에선 이유없이 작아졌던 기억..

그랬더 친구가 내가 누리고 있는 조금은 호사스런 생활에 제일 많이 상처를 받는다.

나랑 똑같은 핸드백을 삼으로써 나와 같아지기를 희망하는 그 친구에게..

 

어쩌면 나와 같이 조금은 영악하게 사는 것이 편했노라고, ,그렇게 말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은 , ts 엘레엇처럼 참 잔인하기도 하다.

 

그 친구가 자기가 젊은 날 치열하게 옳다하고 살았던 것을 아직까지 간직하기를 바랬던 마음은 나의 이기적인 마음이리라..

그래도 보통의 아주 현실적이 사람을 그대로 쫓아서 ,아니 그것을 뛰어넘으려고 나처럼 발버둥 치는 걸 보면 어딘지 씁쓸하다. 아니 너무 미안하다.

 

나랑 여행 가서 내내 마음에 상처를 받고 돌아와서 눈물을 뚝뚝 흘리던 그 친구..

특별히 조심한다 했는데도 ..

 

 

그 친구도 실은 나처럼 노래 한 곡에 눈물 흘리는   그런 여린 아이였는데..~

가끔은 나도 내가 너무 얄밉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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