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03월 23일 12:06에 저장된 글입니다.
드디어 산수유꽃과 매화꽃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이젠 봄이다.
인피니트 제스트 독서모임)
작가와의 대화
책을 읽으면서 저자를 상상하게 된다.
이런 모습일꺼야
내 마음대로 규정하고 상상한다.
작가와의 만남은 두려움을 동반한다.
책에서 받았던 느낌을이 여지없이 깨지는 과정도 동반했기 때문이다.
그것도 싸인 받는 단 한순간.
위험하고 독단적인 느낌일지 모르겠지만 어쩔 수 없을지도 모른다.
아직도 나는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 보다는
이상화된 타자를 요구할런지 모르겠다.
내 열정의 대상인 타자는 그 본연의 모습으로 존재할 수 있게 하고
안티고네처럼 실재의 공백을 받아들이려는 작업을 계속 진행한다.
타인을 어떤 실체로 규정짓지 않고, 실체화를 거부하고. 어떠한 속성으로도 환원할 수 없는 그 존재의 독특함을 바라보려 한다.
매 순간 다짐하지만, 내 스스로에게도 주문을 걸지는 쉽지 않다.
열다섯살짜리 소녀에게 엘튼 존
내가 제일 먼저 샀던 판도 엘튼 존이었다.
your song,sorry seems to be the hardest word ,we all fall in love sometimes ,daniel ,little jeanine
엘튼 존 이후에 에리 클랩튼, 로버트 플랜트, 프레디 머큐리, 게리 무어 ,오지 오스본, 로이 부케넌 ,스티브 윈우드,게리 라이트 ,루 리드,마이클 솅커 ,잭슨 브라운 ,애니 하슬럼 , 엑슬로즈 등으로 다소 심오하게 과격하게 감정의 변화를 겪어냈지만..
그래도 첫사랑 아니던가..
마음 한구석에 항상 중심으로 잡아있는
열다섯살 예민하고 부서지기 쉬을 것 같은 감성을 어루만져주던
프루스트의 마들렌 과자처럼 다니엘이라는 노래로 인해, 그 시절에 대한 강렬한 추억에 사로잡혔다.
노래가 주는 힘은 확실히 회상이나 상기에 매개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해내는 것 같다.
한동안은 잊고 지냈다.
올림픽 경기장의 공연을 손꼽아 기다렸던 내게 엘튼 존의 공연은 너무나 실망스러웠다.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과도한 기대로서 집착탓이었는 지도 모르겠다.
조금의 인간적인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늘 그렇듯이 있는 그대로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이상화된 타자를 아마도 포기 못해서였을 거란 생각이 든다..실은.
내 열정의 대상인 타자는 그 본연의 모습으로 존재할 수 없게 만드는..
어떤 속성으로서의 사랑이 아닌, 존재의 지울 수 없는 특질을 향한 안티고네의 사랑이 그래서 더 숭고하고 훌륭한 것이리라.
안티고네처럼 실재의 공백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한다.
타인을 어떤 실체로 규정짓지 않고, 실체화를 거부하고. 어떠한 속성으로도 환원할 수 없는 그 존재의 독특함을 바라보려 한다.
존재에 대한 가변적인 속성의 변화를 받아들이고, 그것이 내게 설사 어떤한 실망을 주더라도, 공격이 아닌, 그대로를 포용하려는 마음으로 나를 달랜다.
그런 지점에서 다시 들어보는 엘튼 존의 목소리는 여전히 달콤하다. 열다섯살 소녀만큼 아름답고, 그래서 또 서럽다.. 아주 맵다.
엘튼 존의 목소리가 다시 또 나를 뛰게 한다.
내 안에 고여 있는 눈물을 자극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