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노래

kansas--dust in the wind

페르소나 벗기 2010. 6. 7. 00:12

올핸 여름이 성급히 오나보다.

저녁에 한강을 한바퀴 돌았는데도 덥다

바람이 너무 시원하게 느껴진다.

오늘따라 한강의 경치가 너무 아름답다.

저녁 노을이 너무 아름다워서 노을을 보여주고 싶었다.

 

내 안에서 일어나는 감정들에 대해 비교적 잘 분석하고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데도, 가끔씩  조금 낯선 감정과 만나면 화가 나고 눈물난다.

그러는 내가 너무 싫고 유치해서 더 속상하다,.

 

어젠 동생을 본 언니의 분노에 대해 누군가가 이야기 해주는데,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았다.

동생이 밉고 때리고 싶은 그 언니의 맘에 너무 공감이 갔다.

그 언니는 너무 아플 것이다.

자기가  받았던 사랑을 누군가와 나눈나는 건 죽을만큼 아픈 고통이다.

자기가 주었던 사랑. 자기가 받았던 사랑  내게서  다른 곳으로 떠나간다고 느껴지는 건 일종의 배신이다.

 

질투는 내게 너무도 곤혹스런 감정이고 정말 들여다 보고 싶지 않고 만나고 싶지 않는 감정이다.

 

누구에겐가 질투라는 감정이 생기면 그 사람을 이내 포기하는 걸로 들어서거나, 아니면 죽기 살기로 매달리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은 포기라는 감정에 익숙했던 것 같다.

질투가 나는 상대를 포기하면, 그 사람이 주는 애정을 거부한다는 뜻이다.

역으로 나도 그 사람에 주는 애정을 접는 다는 거다.

아프지 않으려고, 그렇게 해야 덜 아프니까

그렇게 함으로써 초연해지고, 관계에 집착하지 않고 , 그렇게 나만의 평화를 만들었던 것 같다.

 

불현듯 그 생각을  하니 너무도 서러워서 눈물이 멈취지지 않다.

질투라는 감정에 사로잡혀, 내가 좋아하는 것을 의도적으로 말살하는 행위.

 

나 지금 속상해, 나 지금 너무 질투나거든,. 그 얘긴 죽어도 하고 싶지 않은 말이 었다.

 그래서 누군가는 나를 차갑다고도 했던 것 같다.

사람은 자신을 질투에 사로잡히게 만든 바로 그 이유로 인해 질투하기를 그만둔다는 말이 내겐 너무 정확하게 적용된 셈이다.

 

 

이제는 나름 성숙해져서, 타인이 아닌 나를 더 사랑함으로써  질투를 극복한 줄 알았다.

이젠 질투가 나는 지점에 대해 상대에게 솔직하게 말하는 줄 알았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질투나는 감정을 입밖에 절대 얘기 못하는 십대 소녀의 갑갑한 마음이다.

남동생을 질투하고, 엄마를 질투한다는 얘기는 누구에게도 할 수 없는  나혼자만의 엄청난 십자가 였다.

 

 

어제 오늘 기분이 영 우울했다.

나의 우울에 대해 분석을 해보고, 처방을 내리려 해도 뾰족한 수가 없음을 안다,

당분간은 이 기분에서 헤어나오기 어려울 것이다.

 

너무 속상하고 자기연민이 생겨서 멈춰지지 않는다

.

이 슬픈 마음은.

 

한강에 가서도 마음이 아렸다.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이 유치함에 통곡하고 싶었다.

 

한낮에 태양을 보고도 나오던 그 울음 앞에서 나조차 내가 너무 가여웠다.

너 아직까지도 해결되지 못한 아음의 아픔이 남아있구나

한낮의 태양을 무색하게 만들만큼

 

아직도 너의 감정에 확신이 없구나

아직도 숨겨야만 하는 너의 감정으로, 아직도 누루고, 표시 안내야 하는 감정으로 인식을 하는구나

 

그러면 넌 어디서 숨을 쉬니..

 

 

 

노을에게 물어봐도 아무런 말이 없었다.

 저렇게 노을은  아름답지만, 슬픔을 오히려 극명하게 보여주는 듯도 했다.

 

더 애잔했다.

 

들꽃에게 물어보자.

 

 

 

어릴적부터 많이 좋아했던 채송화다.

예닐곱살 쯤 되었을까

채송화 꽃밭에서 놀던 기억.

아련하게 옛추억을 들춰보니 , 어린 시절의 감정까지 복받쳐서 더 서러웠다.

 

들꽃 편지.....   

                        시/ 채은서


그대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
바람이 흔들어 놓은
들꽃 무리들을 바라보며
마음에서 피어나는
그대를 향하는 고운 말 한마디
정성껏 가꾸어 가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깨닫습니다.

부르면 달려와 줄 것 같은 날들을
떠나가는 계절의 갈피 속에 묻으며
여린 꽃잎마다 그리운 마음을
또박또박 옮겨적고 있으면
들판은 또 한번 환한 동화나라
그대를 그리워 하는 일이란
이렇듯 무지개빛 세상을 꿈꾸며
나도 모르게 행복해지는 일이었습니다.

그대
푸른 창을 한 번 열어 보십시요
등뒤에서 그리워 하던 만큼
꼭 그 만큼만
한세상 들꽃처럼 낮게 흔들려
그대 마음에 적힌 따스한 말도
이제는 다정하게 읽고 싶습니다...
 


유월의 들꽃을 보면서 이 시를 생각해냈다.

 

질투에 사로잡힌 영혼 사는 게 넘 힘들다.

 

질투를 포기함으로써 질투라는 감정에서 벗어난 것도 질투에 연연해하는 한 방법일 것이다.

 

어떻게 해야하나.

그간 읽었던 심리학책을 다시 또 한참 뒤적여보고, 나의 감정을 분석해보고, 어찌 해야 할 지 시간을 좀 두자.

 

캔사스의 더스트 윈드가 자꾸 생각나는 건 왜인지 모르겠다.

 

Dust in the wind
- Kansas -
 
I close my eyes only for a moment.
Then the moment's gone.
All my dreams pass before my eyes, a curiosity
Dust in the wind.
All they are is dust in the wind.

Same old song.
Just a drop of water in an endless sea.
All we do crumbles to the ground, though we refuse to see.
Dust in the wind.
All we are is dust in the wind, oh.

Now, don't hang on.
Nothing lasts forever but the earth and sky.
It slips away.
And all your money won't another minute buy.
Dust in the wind.
All we are is dust in the wind.
All we are is dust in the wind.

Dust in the wind.
Everything is dust in the wind .
Everything is dust in the wind.
The wind.

바람 속의 먼지

잠시 눈을 감는다.
그 순간이 지나간다.
눈앞에서 내 모든 꿈이 스쳐간다.
한낱 호기심일 뿐.
바람 속의 먼지일 뿐.
꿈이 가진 모든 것이 바람 속의 먼지일 뿐.

옛날의 그 노래일 뿐.
가없는 바다에 떨어지는 물방울 하나일 뿐.
보고 싶지 않지만, 우리가 하는 모든 것이 지상으로 스러진다.
바람 속의 먼지일 뿐.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이 바람 속의 먼지일 뿐, 오.

이제 집착하지 말자.
땅과 하늘을 빼고 영원히 지속되는 것은 없다.
사라져간다.
모든 재물로도 단 1분의 시간을 사지 못할 것이다.
바람 속의 먼지일 뿐.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이 바람 속의 먼지일 뿐.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이 바람 속의 먼지일 뿐.

바람 속의 먼지일 뿐.
모든 것이 바람 속의 먼지일 뿐.
모든 것이 바람 속의 먼지일 뿐.
바람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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