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스크랩] 내안의 어린 예술가랑 놀기

페르소나 벗기 2009. 3. 3. 10:42
볼륨You And Me - Alice Cooper음악을 들으려면원본보기를 클릭해주세요.

손으로 움켜쥘 수 있을 것 같은 따스한 봄 날..

이런 말 하긴 상당히 미안하지만 나의 고민은 다른 사람에 비해서 늘 뜬구름이다.

 

 

 

 

 

 

 

 

하나친구 이야기

 

보통 우리네 삶의 밀착형 고민이 아니라 현실과는 좀 동떨어진 실존적인.존재론적인 ,현실에서의 유토피아. 타인은 내게 어떤 의미일까, 내자신의 근거,정당성,.. ,간혹 허전해지는 인간의 욕망을 어떻게 내려놓을까..게토에 갇혀있는 나의 어리고 순수한 내면을 어찌 구할 것인가

어찌보면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살만하니 저러니 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솔직히 말해서 내 주위에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도 거의 없으며먹고 사는 문제도 미래까지 그다지 걱정이 없고,나랑 연관되어 있는 사람들은 제 할일을 알아서 너무 똑부러지게 해낸다.

 

 

이러다 보니 내 생각이 삶에서 좀 유리된 채 내 존재 안으로 깊이 파고드는 것 같다.

아무 고민 안하고 살 수는 없지 않은가.

하다보니 그 고민도 나름 치열해서 진도 빠진다.ㅎㅎ

 

혼자서 머리가 복잡해지고, 누군가를 마냥 의지하고 싶을 때 친구들과 함께 한다.

 

 

젊은 날엔  누군에게도  될 수 있는대로 의지하지않으려했으며,그땐 누군가 내곁을 떠나가도 안녕하고 바로 돌아설 수 있었던게 내가 의지가 강해서가 아니라 분명 내앞에 또다시 기회가 있었기 때문에 절대로 누구에게도 칭얼거리지않았다.

 

자존심 하나로 외로워지더라도 꾹꾹 참고, 아니 실은 외로울 사이 없이 누군가가 항상 있어주고, 모임이 겹쳐있고, 희망이란 것,더 나아질 거라는 근거없는 믿음도 있었고..

 

근데 언제부터인지,서로 엄청  삶의 힘듬을 조근조근 말하는 친구가  생겼다.

전같으면  내 안에서 걸러져 혼자 끙끙거릴 문제를 친구에게 같이 하소연한다.

친구 또한 마찬가지다.

 

난 자유롭게 털어놓는 과정에서 삶이 매우 홀가분해지는 것을 느꼈다.

절대로 불리한 얘기는 하지않던 나와 친구들이 어느 순간 느슨하게 자기를 드러낸다.

정말 신기한 경험이다.  

 

난 살아가면서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들의 대부분을 누구에겐가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건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내 스스로도 용납 못하고.내 스스로 용서가 안되고 치부라고 생각해서 내 안에서 받아들이지 못한 얘기는 절대 남에게 할 수 없고 자기 혼자 끙끙대면서 괴로워한다.

 

남에게 털어놓을 수 있다는 건,자신 스스로 어느 정도 치유의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그건 자신의 문제를 어느 정도 용납하고 진심으로 이해하고 있다는 증거니까.

 

그래서 난 내가 무슨 얘기를 꺼냈을 때 그냥 들어주기만 하고 깊숙하게 개입하지 않는 친구 가  있어서 정말 살맛난다고 생각한다

.

 

이미 나의 경우는 내 머릿속에서 여러 가지 생각으로 나를 최악의 상황으로 몰나가고,단죄하고. 또는 최상의 시나리오 등 여러 상황을 스스로 분석하고 예측하기 때문에 실상 친구는 그냥 내편이기만 하면 된다.

내가 무슨 일을 하더라도 그래. 그렇게 한번 해봐.네편이다..

 

나머지 평생을 함께 할 ,평가와 비난과 시샘을 벗어나

격려와 사랑을  나눌 친구들을 완전한 내편으로 인식하는데도 20년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

 

네가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언제라도 내게 전화해라 항상 핸드폰 옆에 두겠다.새벽이든 ,언제든 상관없다.

 

너보다 내가 더 가슴이 아프다 내가 눈물이 날 것 같아.

 

친구의 이 말이 나를 짠하게 했다.

 

나는 기본적으로 쇼펜하우스의 책에서 봤던(우리는 친구의 불행에 일종의 고소함을 느낀다) 그 말을 어느 정도는 공감하면서 살아왔다.

 

 

세상에 진심으로 아파하고 진심으로 기뻐하는 친구가 있다는 것 자체가 이상일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도 친구도 서로를 위해 진심으로 아파하고있다.

 

그동안 친구랑 겪었던 모든 감정들이 스치고 지나간다.

 

사랑,동경,시기심,존경,냉담,집착,소유욕,빼앗김

 

이런 모든 과정을 지나고 이겨내고 극복하면서 더 단단해지고 더 떨어질 수 없는 나자신의 도플 갱어,알터 에고다.

 

어떻게 그런 친구가 있을 수 있느냐고.

그만큼 나도 진실과 성의를 다했다.

내가 줄 수 있는 것 전부를 다 주었으니..

 

나 왜 이렇게 바보같지, 쓰러질 것 같아 그런 기분 들 때

가끔씩 비틀거릴 때마다 꺼내보는 친구의 글

 

 

(요즘은 혜경이와 매일 통화를 하는데도 보고싶다.

 

책과 사랑에 빠진 그녀는 심리학,철학,미학을 망라한 책들을 미친듯이 읽는다. 정말 미친듯이...

그래서 그런지 매우 질서정연하게 정돈된 논리를 갖고 있다.

또한 그것과는 다소 상반되어 보이는 감성적인 가슴까지 갖고 있다. 전에도 그랬는지 아니면 다독의 결과인지 모르겠지만 언제나 내 이야기에 대한 명쾌한 분석과 함께 따뜻한 위로에 난 어느새 중독되고 있나보다

이해인 수녀의 파도같은 존재 혜경이가 있어 행복하다.)

 

나도 든든하다. 그냥 네가 있어주기만 해도

 

친구랑 함께 한 봄 햇살과 향긋한 차와 수다가 정말로

그 안에서만 더 오래있고픈 달콤한 유혹이다.

 

나 잘 살고 있는 것 같아.

-가로수 길 이야기

 

 

 

 

2007 3월달 쯤 처음 가보곤 엄청 반했던 길이다.

일욜 아직 추위가 가시지 않았을 때 슬슬 산책 삼아 나갔다가 횡재했다고 소리치고 싶던 길이다.

 

서울 한복판에 이렇게 조용하고 운치있는 길이 있을수가..

 

차량도 많이 다니지 않고 양쪽에 나무들이 빽빽하게 있고 건물들이 나즈막하니 편안한 느낌을 준다.

 

 

빠리에 갔을 때 약간은 촌스러우면서도 골목 끝에 야외 카페가 있던 그곳의 분위기와 닮아있었다.

그 길 끝에 약간은 허름한 호텔에 묵으면서 처음엔 좀 화가 났었는데 다니다 보니  허름한듯 정갈한 레스토랑,가게들에게 점점 정이 생겼다.

낮은 건물들,빽빽하지 않고 여유로움을 주던  그 공간이

서울에도 비슷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나는 이 길을 자주 다니는 편이다.

cgv에서 영화보고 이 길을 거쳐서 집으로 오면 산책도 되면서 운동도 된다.

 

 

 압구정동이나 청담동의 화려함에 취해 정신없이 놀다가도,그곳의 영악함이나 속물스러움에  힘들어질 때 나를 아무 이유없이 포근하게 맞이해주는 언니같은 느낌이랄까..

 

 

- 동화작가

 

 

 

 

 

우리 시 창작 선생님께서 내 글을 다 읽어보셨다.

 

전문가 선생님께 글을 보인다는 게 매우 창피했다.

그런데 선생님께서 내 글을 다  읽어보시고는 조언을 해주셨다.

내겐 정말 과분한 칭찬이다.

 

일단 내 글에서 현대인의 고독,대중 속의 고독이 묻어나는데 징징거리는 느낌없이 이성적으로 글을 풀어내고 있으며 감정의 과장이 없어서  좋은 글이라고 하셨다.

여자라는 느낌과 글 쓴 사람의 나이를 짐작할 수 없는 느낌도 매우 좋다고 하셨으며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으나  표현하지 못한 것을 아주 잘 잡아냈다고 하셨다.

 

 

내가 생각하는 것과 전혀 다른 느낌으로 받아들이고 계셔서 놀랐다.

 

나는 내가 일상생활에서 매우 징징거리며 혼자 흥분하고 감정의 노출이 많다고 생각했는데,글을 보는 사람이나 나의 곁에 있는 사람들도 내가 의외로 혼자 잘 참아낸다고 하니 나도 모를 일이다.ㅎㅎ

 

얘기가 매우 빗나가고 있지만 내 글을 보고 연락해오는 젊은 아가씨들은 심지어 내가 남자인 줄 알고 좋아했다는 얘길 듣고 엄청 놀랬다.

 

아 내가 남자였다면 여러 여자 울렸을 거란 얘기를 친구들 여러명으로부터  들은 걸보면.. 엄마..나 어떻게 된거야. ㅎㅎ

근데 솔직히 그 생각 나두 했다. ㅎㅎ

 

내가 쓰려는 얘기는 이게 아니고..

시 선생님께서 내게 동화 작가하면  참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씀하신다.

빈 말씀인지는 모르겠지만  갑자기 그것도 참 재미나겠다 그 생각이 들었다.

일단 요즘 책들이 어떻게 나오는지 구경..

 

 

조선일보 미술관에서

볼로냐 그림책 전시회를 보았다.

그리고 또 성곡 미술관에서 하는 CJ그림책 전시회를 보았다.

 

성곡 미술관에서 하는 전시회는 연신 감탄사를 내며 보았다.

동화책이 그냥 옛날 이야기려니 했는데 요즘의 동화책은 정말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끌어내고 꿈과 희망을 주기에 충분해보였다.

 

이 예쁜 그림들을 보면서 어찌 심통이 나고 용기가 없어지고 하겠는가.

 

저 그림들을 보고 온 날 나의 입가에도 가득 미소가 번졌다. 동화작가

 

 

 

 

- 요즘 본 영화들

 

(ONCE UPON A TIME IN AMERICA)

 

감독: 세르지오 레오네.

--1991 1월 일기 중에서 --

 

갱들의 우정과 배신,그리고 죽음

우리들에 인생에 있어서 우정이란 무엇인가

사랑은 무엇인가

죽음이란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갱들이 나오는 영화인데 지독하게 서정적이고 낭만적인 아름다움으로 이 영화가 느껴지는 것은 엔니오 모리꼬네의 음악이 한몫 했을 거 같다.

음악으로인해 이 영화가 전체적으로 기품있고 무게감 있게 느껴진다.

 

제일 인상적이고 지워지지 않는 장면은 누들스가 데보라의 발레 연습하는 모습을 문틈을 통해 훔져보는 장면이다.

여신인듯한 데보라는 내가 본 여자 중에 가장 아름다운 여자가 아닌듯 싶다.

 

현재와 과거가 뒤섞이면서 영화가 전개되는데 특히나 1900년대 초의 미국의 모습을 들여다보는 것도 매우 즐거웠다.

우리 옛날 지나간 흑백 사진을 들여다보는듯한 가슴 뛰는 장면들이다.

 

눈에 보이는 목표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잃어버려야 했던 사람

아메리칸 드림

거친 갱단의 생활을 하면서도 --내가 세상 살아가면서 잊을 수 없는 두 사람이 있는데, 그 다른 한 사람은 바로 너야..라고 말하는 순수한 감성을 놓지않고 살아가는 사람

 

인간사에 모든 것들이 그려져 있는 것 같고 ,꿈처럼 한번에 왔다가 그리고 허무하게 사라져간다.

전반적으로 고독한 느낌을 주는  영화였고 가슴이 쓰리고 아픈 영화였다.

 

그는 내가 반하지 않았다란 영화에서 제니퍼 코넬리를 보는 순간.

~저분도 저렇게 나이가 들어서 평범해지는구나.

 

물론 지금도 예쁘긴 하지만,그래도 누가 완전 천사같았던 원스 업 폰 어 타임 인 어메리카에서 발레리나 복을 입고 춤을 추던 소녀라고 생각할까..

 

모든 건 불공평할지도 모르지만 나이먹는 건 그래도 공평하지않은가.

 

(블루)

 

아마도 94년도에 포스터의 블루 색깔에 홀려서 본 영화였다.

그때는 영화 내용이 그다지 강하게 다가 오지않았는데 여러가지 복잡한 생각을 하게 만든 영화였다.

모든 것을 잃고난 여자가 모든 것을 놓아버림으로써 진정한 자유를 가지게 된다는 내용인데 내겐 너무 어렵다.

 

고통에 맞서써 혼자 이겨내는 처절한 모습이 참 가슴 저렸으며 죽은 남편에게 애인이 있었다는 걸 알고도 그 애인에게 여러가지 혜택을 주는 주인공의 마음이 참 편해보였다.

 

그렇게 세상 살아가고 그렇게 생각하면 정말 아무 것도 다 아닐 수도 있는데 ,같이 사는 사람이라 해도 그의 마음 전부를 소유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하면 훨씬 더 가벼울 것 같다.

내가 아닌  다른 것들에 대해 그렇게 어느 정도 놓아버리고 숨쉴 수 있게 해주는 그 경지가 생각해보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였음 좋겠다.

 

(레볼루셔너리 로드)

 

이 영화 보면서 마지막에 계속 울었는데 케이트 윈슬렛이 어찌나 연기를 잘 하던지, 내가 마치 케이트 윈슬렛이 된 것처럼 정신없이 울먹거렸다니까. 그녀의 심정이 고스란히 전해져서..물론 그 여자를 배부른 자의 고민이라고 욕을 해댈 수도 있을는지 모르지만 난 그녀의 마음이 너무 이해가 잘 되네. 빠리를 간다고 해서뭐 크게 달라질 것도 없었을지 모르지만..

 

그게 그렇게도 꿈이 었다면 남자와 연을 끊고 혼자서 새출발 하는 방법도 있었을텐데..꽤 똑똑한 여자인 것 같던데..왜 남편하고 분리를 하려는 시도를 안했는지 그게 좀 안타까웠고..인간의 외로움을 혼자서 해결할 수 없는데서 파생되는 모든 문제들이 참 구질구질한 것 같기도 하고 다시 한 번 생각해보아야할 것 같아.나한텐 아주 무거운 영화였고..간만에 정말 눈물 쏙빼는 괜찮은 영화였네..한번 다시 천천히  또 봐야할 것 같아

 

어떤 대상이 우리를 다 채워질 수 없다하더라도, 우린 항상 무언가를 욕망하면서 살아가고,그래서 인간은 욕망으로 실존한다는 말이 맞는 것 같아..

내 자신 안에 존재를 가질 수 없는 무근거성이라는 게,  참 위안이 되는 말 같지않아..?

 

디카프리오는 처음 로미오와 쥴리엣에서 봤을 때 기절할 정도로 잘 생겼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의 나름 중후한 모습도 매력적이네..깊이와 연륜이 느껴지고 케이트 윈슬렛의 연기는 그야말로 말이 필요없다고 느껴졌음. 난 그녈 이터널 선샤인에서 보고 완전 반했음. 로맨틱 코미디도 완벽하게 소화해내는 그녀..

 

(오이시맨)

 

청춘의 답답한 절망

 

한때는 유명한 가수였지만, 지금은 변두리 음악 강사로 생활하는 민기,출구가 보이지 않을 것 같은 생활, 세상과 단절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상처를 최소화한다.

 

아이다호에서  마이크의 상황과 비슷하다.

뭔지 모를 쓸쓸함을 계속 주던 영화

세상에 발붙이고 살지만,마음 속 어딘가엔 세상과 분리된 채,인생에 대한 소모전을 하는 것 같이 보이는 청춘들

 

마음을 활짝열고 세상을 다해기엔 가슴 속의 상처가 너무 깊어 분노는 안으로 꼭꼭 잠가두고 아주 적은 부분만으로 세상과 이야기를 하는 청춘들

그게 상처를 최소화 하는 법이라고..

 

기껏 마음을 열어보이고 사랑했던 스코트도 잃고, 상처를 치유해주었던 일본에서의 인연과도 헤어져야 하는 이 민기..

 

그러나 그 사랑의 힘으로 마음이 풍요로워졌을까.사랑의 기억으로 혼자 꺼낼 때마다 가슴 저미더라도  미소지을 수 있을까

 

아프더라도 멈출 수 없었던 게 사랑일지도 모르겠다.

 

 

다섯-  비 오던 화요일

 

라디오에서 앨리스 쿠퍼의 you and me가 흘러나왔다.

순간 너무 좋아서 심장이 턱 멎는 것 같았다.

 

고등학교 대학교 때 엄청 좋아해서 줄기차게 듣던 노래중의 하나이다.

앨리스 쿠퍼의 노래가 그 시절엔 금지곡이라서 백판으로 지지직 거리는 소리와 같이 들었었다.

앨리스 쿠퍼가 이처럼 귀에 착착 감기는 노래를 하다니..

 

예전에 한참 음악들을 때 성 시완과 전 영혁의 방송을 놓치지않고 들었었고,그 중에서 성시완이 한말이 가슴에 콕 박혀있다.

자기는 사람을 음악으로 기억한다고 한 말

왜냐하면 나도 그랬기 때문이다.

그 사람의 얼굴은 가물가물해도 누군가가 불러주었던 그리고, 좋아했다던 노래는 잊혀지질 않는다.

 

역시나 나처럼 you and me를 좋아했다던 문세 오라버니

 

조동진의 노래를 좋아하는 진중권

 

프로그레시브  락을 같이 좋아한다는 이유로 금방 친해졌던 친구

 

글렌굴드의 피아노와 허밍  소리를 좋아하는 친구

너무나 감성이 메말라서 나랑은 달라라고 제쳐두었던 친구가 제일 좋아했던 노래가 killing me softly with his song이라고 해서 얼마나 놀랐던지..

김현식의 사랑했어요를 잘 부르던 친구

마법의 성을 좋아하던 친구

..

많은 말을 하지않아도 좋아하는 음악으로  보통은 누군가의 성향이나 성품이 느껴지는 것 같다.  내겐 ..조금 위험할지도 모르지만..

 

여섯-클림트 전

 

 

 

 

구스타프 클림트,그는 믿을 수 없을만큼 완벽한 예술가였고,보기 드문 심오함을 갖춘 사람이었으며,그이 작품은 신성한 전당과도 같다--에곤 실레

내가 너무도 좋아하는 실레가 이 정도로 칭찬을 하고 있는 클림트.

 

클림트를 알게 된 건 미국에서 사 온 도록을 보고 나서이다.

15년전쯤 화려한 색깔과 유혹적인 여성들의 표정을 보고 그냥 감성적으로 끌리게 되었다,

 

비엔나를 가게 되었을  때 벨베데레 궁정을 꼭 보리라 마음 먹었는데 일정이 워낙 빡빡해서 거길 가지 못해서 얼마나 한이 남았었는지 모른다.

 

짤스브룩을 거쳐 비엔나에서의 일정이 단 2틀 뿐이고 그 다음 일정이 프라하였기에 마음만 급했다.

빈사 미술관이 생각보다 워낙 볼만한 작품들이 많아서 그냥 과감하게 포기했다.

 

그러니까 요번 클림트전을 통해  좋아하고 15년만에 실제 그림을 보게 되었다.

감격

 

클림트는 일단 여성들이 허영심과 감성등 특히나 상류층 여성들의 마음을 아주 잘 읽어내고 있는 것 같다.

그 여성들이 좋아할만한 것들을 정확하게 포착하고 있는듯 보인다.

 

가장 눈여겨 볼만한 유디트와 아담과 이브,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은빛 물고기등을 꼼꼼하게 살펴보았다.

 

유디트는 우피치에서 보았던 젠텔레스키의 홀로페네스의 목을 자르는 유디트와 같은 내용임에도 너무 다르게 표현되어 있다.

나는 우피치에서 그 그림을 보았을 때 너무 충격적이고 눈물이 날 것 같아서 그 자릴 오래 떠날 수 없었다.

젠텔레스키의 굴곡많은 인생과 겹쳐지면서후회나 두려움없이 당당하게 적장의 목을 자르는 그녀의 모습에 환호성을 질러주고 싶었다.

 

그리고 또 내가 무척 좋아하는 화가중의 한명인 카라바조가 그린 유디트와 홀로페네스의 경우도 유디트를 너무 여리고 두려워하는 소녀로만 표현해서 남자들의  환상을 내포하고 있는 것 같아 약간은 심기 불편하다.

 

마찬가지 관점에서 클림트가 그린 유디트도 결연한 의지를 가진 주체적인 여성으로 표현하기 보다는 성적 매력을 지닌,팜므 파탈로 표현한 점이 여성 작가와 비교해서 꼼꼼하게 살펴볼만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아담과 이브의 경우는 나는 개인적으로 클림트보다 프라도에서 보았던 뒤러의 작품을 좋아하는 편이다.

클림트의 아담과 이브는 뒤러의 작품에 비해 색깔이나 표정이 매우 화려하다.

 

자신의 아름다움에 취해있는 이브가 자신의 황금 머릿결을 쓰다듬으며 몽롱한 표정을 짓고 있다.

그에 비해 뒤러의 이브는 아무 것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순진한 여성의 모습이다.

 

개인적으로 내가 뒤러의 순진한 아담과 이브에게 더 눈길이 가는 이유는 아마도 그 모습이 었을 때,우리가 아무 것도인식하지 못했을 때 낙원에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현실에 대한 모든 생각들을 지워버림으로써 도달할 수 있을 것 같은 곳..낙원이 내게  멀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은빛 물고기는 요즘 내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일본의 팝아트 작가 가와시마 히데야키의 그림과 비슷하다고 느꼈다.

 

초록빛을  배경으로 해서 부유하고 있는  두 여성들의 모습을 그린 그림이다.

그들이 얼굴만으로 이루어진 존재이며 얼핏 올챙이 같은 느낌을 하고 있다.

그들이 바라보는 곳은 어디일까..

 

현실을 떠나있는 여인들의 모습이다.

 

히데야키의 그림에서도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아주 예쁜 눈을 하고 떠다니는듯한 여인네들을 볼 수 있다.

 

떠다니는  욕망,이리저리 휩쓸리고 있는 여인네들의 가냘픔

 

어느 곳에서 정착을 할 수 있을까싶은..

 

 

클림트 그림에서의 여성들은 자신들의 욕망에 대해 그것을 부끄러워한다거나 감추려하지않고 당당한 모습들로 보여진다

어쩌면 클림트  이성과 통제에 의해 자신의 욕망을 억압하고 분출하지 못하는 대부분의 남성들에 비해 여성을  감성을 지닌 아주 자유로운 존재로 이상화시키고 그것을 표현한 것은 아닐런지.. 

여성에게서 탈출구 내지 숨쉴 곳을 찾았는지 모르겠다.

 

실제로 그건 환상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때부터 100년이 지난 뒤의 여성들도 과연 그첨 자신의 욕망에 솔직하며, 감성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지는 의문이다

 

 

 

일곱- 봄 하늘 -클림트전 보러갔던 날

이른 아침에 보았던 하늘의 색깔이 너무 예뻤다.

 

 

 

 

 

 

그야말로  티없이 파아란 하늘

 

시드니와 오클랜드에서 바라보았던 하늘 색깔이었다.

그곳에선 볼만한 건축물이나 시내 풍경이 별로 없었기에 하늘만 봐야했다.

나중에 너무 지겨운 생각이 들 정도로 하늘만 봤었고, 그 이후엔 솔직히 기억나는 하늘의 모습이 내겐 없다.

 

하늘을 다시 생각한 건 영화 키친 중에서 김태우가 회사동료에게  좁은 빌딩 틈 사이로 하늘 본 적없지 ? 하고 물어 보는 대사에서 나도 뜨끔했다.

 

내게  하늘은 그냥 늘상 있는 존재였으며 보고싶을 땐 언제나 볼 수 있다고 생각해서 적잖이 푸대접을 받던..

 

맘먹고 바라 본 하늘은 클림트 그림 이상으로 기분이 좋았다.

 

파아란 하늘 아름다운 구름 ,예쁜 꽃들

맘껏 느껴야지..이 봄에.

 

 

 

여덟

 

저번 주 ,이번 주 계속해서 화요일마다 비가 내리고 있다.

새벽에 일어나 낸 쇼팽의 빗방울 전주곡을 듣다가 왔다.

 

비가 오면 듣고싶은  노래도 많다.

화요일에 비가 내리면,비와 당신의 이야기,비 오는 거리,rain and tears..

 

작년부턴 계속 해서 비오면 쇼팽을 듣는다.

쇼팽의 여린 감성과 아르헤르치의 격한 피아노 연주가 처음엔 좀 거슬렸는데 ,듣다보니 이 연주가 오히려 시원한 느낌을 준다.

내 몸 안의  응어리 진 것이 쭉 빠져나가는 듯한 느낌이다.

 

비가 오면 이런 음악 들어줘야 하고 ,  날이 좋으면 덕수궁 ,정동길 어딘가라도 걷고 있어야 하며..

 

너무도 맘이 이랬다 저랬다 하는 날보며 문득,확 늙어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내게 늙는다는 건,신중하여  마음이나 몸이 잘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으로 해석되었다.

 

세상과 인생에 대해 늘 호기심 많고,새로운 감흥을 받아들이기에 조금의 주저함이 없는 나로서는 어떨 땐 호기심이란 참 불편한 감정이다.

 

어디엔가 정착의 과정이 아닌 ,끊임없이 움직여야 하고, 자꾸만 삶에 대해 ,나에 대해 집요한 질문을 하게 되고,모든 사람이 옳다고 하는 것에 대해서도 의심해야 하니까..

 

 

내 마음이  아직 철이 없어서, 내 삶이 간혹 피곤해지더라도 ,아마도 난 계속 이렇게 할 것이다.

 내 안에서 죽어가는  어린 예술가를 그냥 볼 수는 없으니까.

 

내 자신을 돌보고 내가 원하는 것을 하지않는 삶은 내겐 아무 의미가 없으니까..

출처 : 영원한 여울인
글쓴이 : 류혜경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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